첫째를 엄청 어렵게 시험관으로 가지고 나서
둘째는 생각도 하기 싫다고 결정내렸었다.
근데 커가는걸 보니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할거 다 하는거 보니
이런.. 둘째.. 욕심나잖아..... ㅠㅠ
나의 리스크는 두가지였다.
- 육아로 인한 오랜 경력단절
- 시험관 해야 했던 나의 난소 건강.. 다시 재기능 할지?
1. 육아로 인한 오랜 경력단절
이미 경력단절이 몇년 되어있는 상태였고
사실 시험관 시작하면서 필수적으로 정규직을 계속할 수 없게 되어서
프리랜서로 아주 엉망진창이 되어있던 나의 커리어 :) + 흘러버린 세월(나이)
이런 상황에서 다시 사회에 나가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데다가
아이를 키우면서 급하게 휴가를 쓰거나 할 때 부담이 많이 없어야하고
거기에 등하원문제로 먼 곳은 지원 불가능해서
일자리 구하는거부터 일단 뭐 다 미션 임파서블이었다.
좀 지쳐있었는데 결국 둘째를 시도하기로 하면서
스스로에게 참 많이 물었던 것 같다.
취업이 어려워서 육아로 도망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내린 결론
도망도 맞다. 그리고 지금 아니면 둘째 기회도 없어지는것도 맞았다.
2. 난소 건강
건강검진에서 AMH, 난소나이검사를 했다.
이 검사는 생리전후 뭐 상관없이 피검사로 내 난소 나이 (남아있는 난자의 갯수)를 확인하는 검사인데
예~전 첫째 시험관할때도 그닥 좋지 못했던 수치가
재검때는 난소기능저하로 떨어져 있었다... ^^...
나이가 들었으니 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맞았는데
폐경으로 가는 길..? 너무 무섭자너;
이 검사 수치를 보고선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해보는데까진 해보고
안되면 진짜 안되는거니 포기해야지.
거기부턴 내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하늘이 주신게 한명인가보다 해야지.
정부지원 횟수가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첫째때 자부담지원금이 낮은 회차 (7차) 간당간당하게 성공했어서
이번에 하면 자부담금이 너무 크니 해볼 생각도 못했을 것 같다.
근데 이번에 동결/신선 합쳐서 20회로 늘어나서
남은 횟수까지는 그래도 도전해볼만하지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3. 결정 이 후 한 것
3-1. 나팔관조영술
먼저 내 나팔관 조영술을 한번 더 해보고 싶었다.
출산병원에서 나팔관조영술을 진행했다.
그 사이 법이 바뀌었는지
한 5년전에는 영상실 기사님이 조영제도 넣고 촬영도 했던 기억인데
이번엔 담당 의사선생님이 직접 조영술 주입을 해주셨다.
예전에도 아팠는데 이번에도 아팠다.
막혀있어서 아팠던 것 같다.
여전히 자연임신 확률 낮다는 것 확인 먼저 하고 싶었다.
3-2. 난임 병원 선택 및 상담
의도한건 아니지만 항상 여의사님만 걸렸던 나
이번엔 과감하게(?)랄까 난 원래 이런데 거부감이 없어서
남자 선생님으로 선택하고 진료예약을 받았다.
너무 시원하고 확실하게 이야기해주시고
확률로 숫자로 이야기해주시니까 되게 사이다 느낌이었고
뭣보다 첫째가 아니라 둘째니까 편한 마음으로 듣게 되는 것 같았다.
선생님도 우리 편하게 진행해보자고
아주 시원시원하게 이야기해주셔서
바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4. 시험관 진행 상황
신선으로 채취 한번 했는데 난자/배아 1개밖에 안나와서ㅠㅠ
아쉬운김에 그냥 동결 이식 한번 해봤다.
결과는 역시나 별로 였다.
애초에 3등급 배아였고
첫째때도 3등급에선 착상된 적이 없었다.
그 이후 난자채취 한번 더 했는데 난자 3개!!! 나 나와줬다.
저자극으로 해서 난자 채취 한번 더 하자고 하셨는데
다음 생리 시작하면 어떻게 할지 선생님이 결정해주시겠지
그냥 내 의견보다는 내 촉보다는
선생님의 결정, 방향이 당연히 더 맞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궁금한거 있음 그때 그때 물어보고 그냥 그 정도.
내가 시험관 많이 해봤다고 한들 선생님 보다는 당연히
잘 알지 못하니까.
약을 많이 안쓰시는것도 좋다.
써봤자 의미가 없는 약들인데 굳이 쓸거 있냐고 하셨는데
나도 크게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냥 이렇게 또 진행해보고있다.
과연 얼마만에 성공할지, 그리고 성공은 할 수 있을지 모르는거지만
첫째 거까지 합쳐서 현재
전체 지원 회차의 반절 정도를 사용했다.
진짜 빨라야 한달에 한회차 사용이니까 남은 횟수 다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오랜 기간 달려야되는 장기 레이스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를 가지기로 결정했으면 최대한 열심히 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망설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건 정말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둘째때도, 첫째때도 시험관하면서 가장 어렵고 안되는 부분
바로 마인드컨트롤이다.
내려놓음이 되지않으니까
사람이 실망하고 기대하고 하면서 지치는 것 같다.
나는 그럴때 귀여운 첫째 얼굴 보면서
첫째 어린이집 가있는때면 사진이랑 동영상보면서
힐링하고 충전한다.
귀여운 첫째보면 둘째 만들기에 대한 열정이
좀 차오르는 느낌이 나기 때문.
나는 정말 기력도 없고 힘도 없는ㅋㅋ 퍼석한 사람이지만
그냥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본다 는 거.
이거 하나. 내 삶의 모토 잊지 않고 그냥 도전해보고 있다.
시험관하면 정말 다른 일은 하기가 어려워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해보고 있다.
사진첩 찾아보다가
첫째때 시간 떼우려고 내가 했던 것들 몇개 가져와 봤다.
커피나무 모종 사서 나무 만들기
이건 오년 정도 키우다가 너무 커져서 감당이 안되서 버렸다ㅠㅠ
커피 나무 원래 이렇게 죽지도않고 또 오는 강인한 녀석이었나..?
스콘 만들기
한참 빠져서 진짜 살도 찌고 힘도 들었던 기억
근데 갓 나온 스콘 어떻게 참죠..?
맛있었는데.... 또 먹고싶다
뜨개질
첫째땐 코바늘만 했었는데
지금은 대바늘까지 추가가 되었다 ^_^
뜨개질 다시 미쳐서 하면
뭐 우리집 그냥 공방될 듯
이건 지금도 하고 있는 취미ㅋㅋㅋㅋㅋ
모쪼록 이 글 읽고 계신 모든 분들이
다 행복하게 원하는 것들 얻어 가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아직 나한테 행복한게 뭔지 모르겠어서 찾아다니는 중이지만
곧 무엇이 행복인지 어떻게 하면 될지
잘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시험관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신 확인 후 해야할 것들, 출산병원 고르기 꿀팁, 베이비페어 추천?! (4) | 2024.10.21 |
---|---|
성공한 이식에서 사용된 약제 / 처방 (1) | 2024.10.17 |
5일배양 눈사람배아 이식 후 증상들 (2) | 2024.10.16 |
예나트론 질정, 병원에서 설명해주지 않는 찐 후기 (0) | 2024.10.04 |
시험관 할 때 영양제 및 주사제 모음 (1) (0) | 2024.08.12 |